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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암 진단을 받은 뒤 환자 대부분은 의사에게 이렇게 물어온다.
청천벽력 같은 진단결과에 감성은 얼어붙고, 이성은 마비된다. 마치 갑자기 길을 잃은 장님과 같다.
때론 ‘하필이면 왜 내가?’ 라며 분노하고, ‘이제 살만하니까’ 라며 좌절한다.
갑자기 찾아온 죽음의 실체는 실로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기 힘든 공포일 것이다.
경제 활동을 하는 사람은 직장이나 사업을 영위할 수 없는 상황에 밤잠을 설치고, 돈의 여유가 없는 환자는 치료비와 가족에 대한 부담이 걱정스럽다. 이런 현실을 받아들이며 투병의 의지를 불태우기까지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면 암치료가 끝난 뒤에 환자의 정서는 안정될까?
다음은 어느 암환자의 고백이다.
“암치료가 끝났다고 해도 암의 공포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어요. 재발이나 전이에 대한 두려움, 치료를 받으면서 얻은 부작용과 신체적 장애, 게다가 이를 극복하고 다시 사회에 복귀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습니다.”
암환자들은 건강에 대한 욕구가 일반인보다 월등히 높다. 하지만 방법을 모르니답답하긴 마찬가지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좋은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보완요법을 하고 싶은데 효과가 정말 있는지’ 등 암치료 후 궁금한 게 많지만 이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거나 지지하는 커뮤니티조차 찾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임상수준은 의료선진국과도 어깨를 겨룰 만큼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암환자의 ‘삶의 질’은 여전히 후진국이다.
정부의 암환자를 위한 지원은 치료와 관련된 의료비 혜택에 머무르고 있고, 병원역시 신체적인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암환자의 심리적 두려움, 우울, 경제적 고통, 사회적 고립, 소외감에 대해선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
우리나라 암 발생률을 보면 국민 3명당 1명꼴이다. 매년 23만여 명의 환자가 암선고를 받고, 8만 명에 가까운 암환자가 사망한다. 첨단의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암에 의해 삶이 짓밟힌 사람들의 절망과 한숨이 끊이질 않는 것이 우리의 현실인 것이다. 암은 우리의 행복을 위협하는 가장 큰 복병인 것이다.
대한암협회가 설립된 해는 1966년이다. 반세기에 걸쳐 우리나라 암환자를 지지하는 가장 큰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암예방 교육을 통해 식생활 개선을 비롯한 암 발생 환경을 줄이도록 노력했고, 조기진단에 대한 중요성과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가이던스가 돼 왔다.
대한암협회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암환자에게 한걸음 가까이 다가가는 ‘365일 ASSIST 캠페인’을 펼친다. 암예방 사업의 외연을 넓혀 적극적으로 암환자의 친구로 암을 극복하도록 지원하는 새로운 사업이다.
‘365일 ASSIST 캠페인’은 암환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사업이다. 이는 국가와 의료기관이 할 수 없는 암환자를 위한 사회적 지지활동의 일환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암환자의 가장 큰 바램은 경제적인 도움이다. 다음은 심리적 지지, 신체적 고통 경감, 암환자를 위한 식단 제공, 사회적 지원 순이었다.
이러한 환자의 니즈를 반영해 대한암협회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첫째, 2010년 이후로부터 경제적으로 생활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의료비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신장암 환자를 위한 ‘희망나눔 캠페인’ 대장암, 두경부암 환자를 위한 ‘아름다운 나눔캠페인’ 유방암 환자를 위한 ‘핑크플러스 캠페인, 하나나눔금융재단과 함께 ‘저소득층 암환자 치료비 지원사업’, ‘비소세포폐암환자의 약가지원 사랑나눔 캠페인’ 등이 그것이다. 이를 위해 암협회는 일반인이 참여하는 기부프로그램 개설 및 기부문화 운동을 확산하고 전개한다.
둘째, 암환자 및 가족 심리치료상담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영화나 미술, 음악, 사진 등 작업치료를 도입해 마음을 치유하는 소규모의 맞춤식 클래스를 운영한다.
셋째, 암환자의 생활방식 개선도 매우 중요하다. 암종에 따라 생활환경은 암발생에 깊이 관여한다. 이런 암을 극복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선 암환자의 운동 및 식이 습관을 교정해야 한다.
대한암협회는 이를 위해 암환자를 위한 운동 및 식단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운동은 실행하기가 쉬워야 꾸준히 실천할 수 있다. 워킹프로그램이나 정기적인 소규모 걷기대회 행사는 암환자에게 늘 운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또 암환자를 위한 바른 식단캠페인의 일환으로 10가지 건강식단을 유명 셰프와 암전문의가 함께 개발한다. 레시피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식단이며, SNS를 통해 제공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365일 ASSIST 캠페인’은 암환자를 보는 사회적 시선을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는 암환자가 사회에 복귀하고, 적응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기대된다. 직업 복귀를 위한 멘토링 제도, 소아암 환아를 위한 학습지원 서비스,또 다양한 사회 연계프로그램들이 암환자의 사회부적응을 크게 해소할 것이다.
이렇게 심화된 프로그램들은 암협회가 창간하는 전문잡지 <더 캔서(THE CANCER)>와 대한암협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상황이 구체적으로 소개된다. 암 전문잡지의 창간은 국내 초유의 일로 암환자 및 암전문인, 또 암정책을 펴는 정부 간의 소통기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암환자를 비롯한 가족, 그리고 일반인은 이러한 전문 매체를 통해 올바른 정보를 손쉽게 구득하고, 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대한암협회의 역점사업이 될 ‘365일 ASSIST 캠페인’은 암환자가 밤길을 걷을 때 불을 밝혀주는 ‘횃불’ 역할을 할 것이다. 암을 정복하는 조력자로서 암이라는 고통을 함께 짊어지고 산을 오르는 셀퍼가 될 것이다.
대한암협회가 올 하반기부터 펼치는 ‘365일 ASSIST 캠페인’의 역점사업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