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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을 대상으로 암발생에 관한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 이후 지속적으로 암 발생자가 증가해 왔지만, 마침내 2011년 이후 발생률이 감소했다는 희소식을 접하고 있습니다. 암발생률이 감소한다는 것은 바로 암 사망률도 감소한다는 뜻이기에 더 의미가 큽니다.
이렇게 감소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여러 의견들이 있지만, 다음 2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2004년부터 국가가 시행하는 5대 암 조기검진사업을 추진한 효과가 드디어 나타난 것입니다. 그 이유는 그동안 암조기 검진사업의 참여율이 꾸준히 증가해 온 가운데, 검진 대상이 되는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에서 큰 발생률 감소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암 검진 사업을 10년 넘게 진행하면서 조기에 암을 발견해서 없애 왔기 때문에 이제 발생환자가 줄어든 것입니다.
둘째는 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사업의 효과가 나타난 것입니다. 간암 발생의 주된 원인인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을 해왔고, 위암 발생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균을 없애는 항생제 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궁경부암 발생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 사업을 펼치고 있어 이 또한 자궁경부암 발생 감소에 기여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검진대상 5대암 중 대장암과 유방암은 아직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활습관이 서구화 되면서 증가했다고 하지만, 대장암에 있어서는 검진 수검률을 지금보다 더 높인다면 발생률이 분명 감소할 것입니다. 사실 5개 암 중 대장암은 수검율이 가장 낮습니다. 대변내 잠혈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 둘 다 시행하기가 번거렵고 힘든 것이지만, 꾸준히 조기에 암을 발견한다면 가까운 미래에 발생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반대로 유방암은 이미 암검진 수검율이 가장 높기에, 유방암의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다른 조치들이 필요합니다. 여성에서 금연과 금주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반가운 소식으로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유방암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이는 자궁경부암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접종하는 백신이 유방암 발생도 감소시킬 수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성 경험을 하기 전인 십대 여학생에게 인유두종백신 접종을 널리 보급한다면 유방암 발생 감소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렇듯 암이란 만성질병은 암조기검진과 암 예방 사업을 십년 이상 꾸준하게 수행할 때 그 결실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 결실의 일부를 이미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래는 지금보다 더 암 발생을 줄일 수 있다는 희망은 단순한 바램을 넘어 분명한 사실입니다. 대한암협회는 그 사실을 현실화시키기 위하여 국민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제주대의전원 예방의학교실 교수 배종면
-제주감염병 관리 본부장
-대한암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