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암 지도가 바뀌었다. 국가암정보센터의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흔한 것으로 알려졌던 위암, 간암, 자궁암은 감소추세에 있는 반면, 폐암과 소위 서구형 암인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
　주요 암의 연령표준화발생률 추이를 살펴보면, 남녀 전체 주요 암의 연간변화율은 1999년 이래로 갑상선암(21.2%), 전립선암(11.8%), 유방암(5.6%), 대장암(4.6%) 순으로 증가하였으며, 자궁경부암(-3.9%)과 간암(-2.1%)의 연간변화율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암 지도의 변화는 주로 육류 및 인스턴트 식품 등 식생활 습관이 서구화됨에 따라 과체중, 비만, 운동부족 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
이러한 서구형 암을 포함하여 암의 증가에 따라 이를 예방하려는 개인이나 정부 차원의 관심과 노력이 증대되었으며, ‘06년도 이후 국가적으로 ‘국민 암예방 수칙’을 정하여 권장하고 있다.
0 담배를 피우지 말고, 남이 피우는 담배 연기도 피하기
0 채소와 과일을 충분하게 먹고, 다채로운 식단으로 균형잡힌 식사하기
0 음식을 짜지 않게 먹고, 탄 음식을 먹지 않기
0 암 예방을 위하여 하루 한두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
0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0 자신의 체격에 맞는 건강 체중 유지하기
0 예방접종 지침에 따라 B형 간염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받기
0 성 매개 감염병에 걸리지 않도록 안전한 성생활 하기
0 발암성 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작업장에서 안전 보건 수칙 지키기
0 암 조기 검진 지침에 따라 검진을 빠짐없이 받기

​

또한 정부에서는 암 예방사업의 일환으로 ‘암정복 10년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0 제1기(1996~2005) : 암관리 인프라 구축
0 제2기(2006~2015) :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암예방 강화와 암검진을 포함한 의료지원 확대
0 제3기(2016~2025) : 암정복추진연구개발의 방향 설정 등 현재 수립 중에 있음.

​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암, 특히 서구형 암의 발병은 지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원인을 살펴 보면
　첫째, 암 또는 서구형 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기대수명(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6%로 남자는 5명 중 2명, 여자는 3명 중 1명에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는 아직 자신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며 피부로 와 닿게 절실하게 실천할 동기가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둘째, 서구형 생활방식의 습관화이다. 고지방, 고칼로리로 대변되는 서구화된 식생활과, 저섬유소 식이, 가공 정제된 식이, 알코올, 그리고 육체적 활동 부족, 비만, 늦은 결혼과 출산율 저하 등은 수입암의 대표라 할 수 있는 대장암, 유방암과 관련성이 높다. 이러한 서구형 생활방식의 지속 및 습관화는 서구형 암의 증가를 계속해서 야기하고 있다.
　셋째, 조기진단 기술이 발전하였다고는 하나 전체 암진단의 1/3은 여전히 병이 진행된 이후에 진단되고 있다. 서구형 암은 생활습관과 연관되어 증상을 간과하기 쉽고 이로 인해 진단이 늦어지게 되며 발병 이후에나 진단을 받게 되어 이로 인하여 개인이나 사회적으로 비용이 증대될 수 있다.
　넷째, 현재의 지역사회 또는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대하여 암 예방을 위한 교육이나 홍보, 암 검진 및 지원체계, 예방수칙의 실천 등 아직은 효과적이라 볼 수 없으며, 여기에 서구형 생활방식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서구형 암 발생의 증가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지금까지의 노력과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가추세에 있는 서구형 암 발생을 예방하기 위하여는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선 암에 대한 경고, 건강에 대한 교육 및 홍보를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며, 서구형 생활방식과 관련하여 식생활 개선이나 운동 등 암 예방수칙을 알고,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
　정책적으로는 정기적인 진단을 통하여 암의 조기 진단은 물론 암 발생 가능성을 확인하고 경고 및 예방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암 관련 의료지원과 궁극적으로는 암 정복을 위한 연구개발을 효과적으로 진행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현재까지 암검진이 5대 암 (위암, 대장암, 간암, 자궁경부암, 유방암)을 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나 암발생 원인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백신이 널리 보급되고 있는 간암과 자궁경부암은 점차 검진의 필요성이 감소할 것이므로, 증가 추세인 서구형 암 발생을 고려하여 검진 프로그램을 재검토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앞에서 암의 발생 특히 서구형 암의 예방과 관련하여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항과 대안을 강구해 보았다. 암은 1/3은 예방이 가능하며, 1/3은 조기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특히 근간에 증가 추세에 있는 서구형 암에 대해서는 개인의 노력과 정부의 관심을 통하여 발병의 감소 또는 최소화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예방이 최선임을 생각하자. 

​

​

​<고대안암병원 암연구소 소장 김열홍>

대한암협회 이사​

대한암학회 이사장

아시아임상암학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