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대한민국 국민은 소화기계 질환이 특히 많은 민족이다. 2011년에 발간 된 “대한소화기학회 50년사”에 실려 있는 자료 가운데 을사조약 체결이후 일제가 설립한 통감 부의 자료에 의하면 1900년대 초반(1904 년~1908년)에도 한국인에게 가장 많은 질환은 바로 소화기계 질환이었다.
그 가운데 위암은 현재의 우리국민 암 유병율에 있어 부동의 1위이고 세계적으로는 4번째로 높은 유병율을 나타내는 다빈도 질환이다.
위암은 일명 침묵의 암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악성질환인데 상당히 진행 된 상태가될 때까지 아무런 소화기 관련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저자의 조사에 따르면 조기위암의 경우 57%, 진행위암의 경우 35%에서 아무런 소화기 증세 없이 검진에서 위암이 발견된 경우였다.
우리나라의 위암에 대한 최초의 공식적인 보고서가 미국인 선교사이며 의사인 A.I. Ludlow에 의해 중국의학잡지(The China Medical Journal)에 1929년에 발표되었다.
이 당시에도 여러 장기의 암 가운데 위암의 발병빈도가 가장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대한위암학회를 설립하고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였다.
1. 치료의 방향 및 트랜드
1) 전통적 위 절제술
위암의 치료는 1881년 오스트리아 비엔 나 의과대학 외과학 교실 Theodor Billroth가 세계 처음으로 위 아전절제 및 위-십이지장 문합술을 성공시키면서 획기적인 치료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1897년에는 Schlatter에 의해 위전절 제술이 시행되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위암의 표준적 근치 수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 가운데 림프절의 곽청 범위에 대한 논란이 가장 컸다. 즉 확대 림프절 곽청술과 축소 곽청술의 의미에 대한 학자들의 논의가 지속되었다.
1942년 일본의 Kajitani는 확대 된 범위에서의 림프절 곽청술을 시행하였고 1962년에 발족 한 일본위암연구회를 중심으로 확대 림프절 곽청술 소위 D2 림프절 곽청술을 표준수술법으로 채택하여 생존율의 많은 향상을 가져왔다.
1980년대 일본에서는 초확대 림프절 곽청술 (일명 D4 림프절 곽청술), 좌상복부 내장적출술 등을 도입하여 수술의 근치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였다.
2) 내시경적 치료술
1980년대 중후반에 이르면서 치료의 안전성과 위의 기능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함께 시작되었다. 즉 위암의 진단적 도구로만 사용되던 내시경을 치료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큰 변화가 시작 된 것이다.
위 절제를 피하면서 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적 위점막 절제술”이 시도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치료 개념의 변화에는 증세 발현에 관계없이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를 통해 조기위암의 발견 빈도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가장 적절하고 타당한 치료법에 대한 관심과 연구의 기여가 크게 작용하였다. 즉 개복을 통한 위 절제및 위 주위 림프절의 곽청술이 종래 치료 법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으나 림프절 전이가 있을 확률이 거의 없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위에 발생한 종양만 제거하여도 충분히 좋은 치료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배경에 따라 획기적인 치료의 방향전 환을 이루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경부터 내시경적 치료술이 도입되어 시술되었고 2005 년에는 내시경적 치료술의 적응증이 확대 적용됨에 따라 내시경적 치료의 빈도가 전체 조기위암 가운데 약 1/3에 가깝게 이르는 커다란 변화의 물살을 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시술 도구의 발전과 시술자 경험의 누적 그리고 조기위암 환자의 지속 적인 증가에 따른 대상자의 확장 등 여러 요인이 관계된 결과이다.
즉 2015년 심평원 발표에 따르면 새로 진단되는 우리나라 위암환자의 약 70%가 조기위암에 해당된다는 획기적인 변화를 알수 있다. 또한 IT ball등 시술용 기구의 발전은 위 점막하 절개술을 보다 확대된 범위의 환자에서 안전하게 시행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내시경적 치료 도중에 발생 할 수 있는 심한 출혈이나 위벽 천공의 경우 예전 에는 모두 응급 개복수술을 필요로 하였 으나 근래에는 지혈제 주사술, 지혈감자술 등의 개발이 폭넓게 이루어지면서 응급수술을 요하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다.
3) 위 기능 보존 위절제술
전통적인 위 절제술이 생존율의 상승을 가장 큰 목표로 하여 발전 해 나갔다면 근래의 수술은 특히 조기위암환자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면서 생존율의 향상과 함께 수술후 삶의 질이 손상 받는 폭을 최소화 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위암의 위치가 위의 상중부에 있을 경우 오랜 기간 위전절제술이 표준 술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수술은 술 후 식사량의 급격한 감소로 인한 영양 상태의 쇠태와 같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곤 한다.
그럼에도 본 수술이 표준적으로 추천되고 있는 이유는 근위부 위아전 절제술의 경우 발생 할 수 있는 역류성 식도염이나 문합부 협착이 삶의 질을 크게 위협할 정도 이기 때문에 위 전절제술을 표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 시키면서 식사량의 급격한 감소를 제어 할 수 있는 Double tract reconstruction 즉 위의 근위부 만을 절제 한뒤 식도-공장 문합 및 원위부 위-공장 문 합을 함께 하는 시술이 많은 기대 속에 “대한 복강경 위장관 수술 연구회” (KLASS;
Korean Laparoscopic Gastrointestinal Surgery Study Group)를 중심으로 그 가치를 평가하는 연구(KLASS-05) 가 전향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또한 원위부 위아전 절제술 시행 시 유문부 절제에 따른 덤핑 증후군이나 알칼리 역류성 위염의 발생이 우려 되는 바 유문부 보존 술식도 시행되고 있다. 또한 감시 림프절 항행수술(sentinel node navigation surgery)이 주로 조기위암을 중심으로 위 절제술시 림프절 곽청이 필요없는 경우의 환자를 찾아내어 림프절 곽청은 하지 않는 시술이 시행되고 있다.
4) 림프절 곽청의 적절 범위
현재 위암 수술 시 림프절 곽청의 적절한 범위는 위암의 진행정도에 따라 그 범위를 조정하고 있다. 즉 조기위암의 경우엔 위 주위 림프절과 좌위동맥, 총간동맥 주위 림프절 등을 제거하고 진행위암의 경우엔 D2 즉 확대 림프절 곽청을 표준 술식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서양권에서는 위암의 발병 빈도가 워낙 낮고 대부분이 심하게 진행된 경우인데 비하여 곽청된 림프절의 범위는 많이 축소되어 있어 림프절 전이에 대한 적절한 평가와 위암의 국소 치료효과가 매우 부족 하여 생존율이 동양권에 비하여 낮다.
그 이유는 서양의 위암 외과의는 확대 림프절 곽청술에 대한 경험이 환자 부족으로 인해 많이 부족하기 때문인데 이의 해결을 위하여 네덜란드 같은 나라는 2012년에는 일년에 위암 수술을 10예 이상 시행하는 병원, 2013년에는 20개 이상 시행하는 병원에서만 위암 수술을 시행토록 하는 소위 집중화 정책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동양권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시행된 위암 수술의 경우 곽청된 림프 절의 평균수는 약 30여개에 이르지만 서양권에서 시행된 예의 경우 약 10% 에서만 D2 수술이 시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 다.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서양에서는 수술 전 항암화학제 치료가 폭 넓게 수행되고 있다.
5) 복강경 수술 및 로봇 수술
개복술은 수술 후 큰 상처와 통증을 유발 하여 환자들의 삶의 질을 많이 손상시킨 다. 이에 상처를 최소화 하면서 수술의 근치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수술법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1994년 일본의 Ohgami등은 조기위암 환자에 대하여 복강경을 이용한 쐐기 절제술을 보고하였고 이어서 복강경을 이용한위 아전절제술, 위 전절제술이 시행되었고 문합술을 체외에서 하던 초기 단계에서 요즘은 문합술도 모두 체내에서 하는 기법이 보편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처음엔 축소 림프절 절제가 적용되는 조기위암을 중심으로 시행되었으나 갈수록 기술이 발전하여 확대 림프절 곽청이 복강경으로도 가능해 지면서 최근엔 진행된 위암에 대하여도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의 시행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전체 위암 수술예에 있어 복강경 수술의 빈도는 가파르게 증가되고 있다. 반면에 로봇 수술은 3차원의 모니터를 이용 하고 확대된 수술 시야를 만들어 수술을할 수 있기 때문에 큰 관심을 끌고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복강경 수술에 비하여 객관적으로 월등한 장점은 없으면서 추가적인 경제 부담이 크다는 현실적인 장벽이 있어 현재 국내에 비치 된 약 50여대의 다빈치 로봇 수술기에 의해 시행되는 위암의 시술 빈도는 전체 암 환자의 로봇 수술 예가운데 5위권으로 이 수술의 확대 시행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
2. 향후 전망
1) 진단적인 면에서
암의 아주 이른 시점에서의 정확한 진단은 암 환자의 예후를 결정하는 중요한 인자이다. 현재 진행 중인 진단 기법의 발전은 눈부시다고 하겠다. 복막파종을 알아 보기 위해 복막액에 대한 세포학적 진단 도구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의 감수도 는 60% 정도에 머물러 그 정확도에 문제가 많은데 현재 연구 중인 5-ALA 중개 광역학적 진단법은 그 정확도를 높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PET-CT 촬영시 FDG를 탐하지 않는 인환세포와 같은 조직형의 경우 위암을 진단해 내기가 어려운데 FLT와 같은 새로운 추적자를 이용하여 촬영하게 되면 그런 문제가 많이 해결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해부학적 특성에 기반을 둔 위암의 분류방식은 분자구조의 특성에 따른 분류 방식으로 재편 될 전망이다.
“The Cancer Genome Atlas Research Network”에서는 위암을 통합 적인 게놈분석을 이용한 분자학적 분류 결과를 보고하였는데 이렇게 분류하게 되면 위암의 어느 유형이 표준 치료법에 반응을 보이고 어느 유형이 거부반응을 보일 지를 가늠할 수 있어 각 개인에게 맞춤치 료(tailored treatment)의 장을 열게 된다고 하였다.
2) 치료의 장에서
수술의 대부분은 진행위암을 포함하여 향후 개복수술의 빈도보다 복강경 수술의 시행예가 압도적으로 많아 질 것으로 예측된다.
조기 위암 진단 빈도의 꾸준한 상승으로 인해 내시경적 점막하 절개술의 시행예도 지속적으로 증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신 항암화학제는 항암효과는 극대화 하고 부작용은 최소화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것이 표적치료제이다. HER2 수용체 양성인 위암 환자에서 현재 사용되고 있는 Trastuzumab이 대표적인 약제이며이 이외에도 Bevacizumab, Ramucirumab 등이 기대되는 약제이다.
<한양대병원 외과 권성준 교수>